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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조회수 : 23,818
 
갑상선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몸이 뚱뚱한 사람의 눈에는 눈물이, 가벼운 사람의 눈에는 웃음이"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나의 진찰실을 드나들고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병은 우리 인류역사상 오래된 병이다.
예를 들면 성경에 나오는 문둥병이나 유출병, 중풍병 등과 같이 역사적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병 중의 하나이다.
고대 로마시대 노예시장에서 사람을 사고 팔 때 부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나타내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이 병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앓아오며 살아가고 있는 병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갑상선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환자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병으로 고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이 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잠깐 살펴 보겠다.
몸집이 크고 눈이 약간 튀어나온 50대 여자 환자가 있었다. 온몸이 아파서 진찰을 받고 나의 진찰실을 나서는 이 분의 큰 눈에는 그날도 눈물이 고였다. 힘들게 투병하며 살아가는 이 환자를 보는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 환자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대학병원에서 방사성동위원소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그러나 나이 40이 넘어서면서 온몸이 차츰 붓고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이 환자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우리 병원에 다니면서 갑상선호르몬을 먹은 지가 벌써 수년째인데 게으른 탓으로 약 먹는 것이 빠진 날이 많았다. 몸에 살이 찌고 온몸이 아프고 손발이 저리고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게다가 몸이 무거워지니 무릎관절이 아프고 힘이 하나도 없고 하루도 몸이 편할 날이 없다고 호소한다.
앞으로 계속 약을 먹고 살아가야 한다니 이렇게 온 몸이 아프면서 살아가야 할 바에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이 분은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한 후 기능항진증에서 영구적인 기능저하증이 되어 평생을 갑상선호르몬을 먹으며 고통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마음 아픈 환자의 경우다.

또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김모 할머니는 처음에 상당히 증세가 심한 환자였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다.
내가 약을 좀 끊고 기다려보자고 해도 자기가 계속 약을 먹고자 하여 조금씩 먹고 있는 분이다. 처음에는 양쪽 눈이 비교적 현저하게 튀어나온 상태였지만 지금은 어쩐지 안구돌출도 많이 나아진 상태인지라 얼핏 보기에는 눈이 나온 표시가 없다.
늘 항갑상선약을 먹어오고 있는 상태인지라 약을 안 먹으면 오히려 허전하다고 한다. 이 할머니가 늘 하시는 말이 "이 병은 늘 가만히 놀아야 해" 또는 "늘 놀고 먹어야 해, 이 병은 평생 마음 놓으면 안돼"라는 경험담을 해서 나는 귀담아 듣곤 한다.
너무나 피곤했던 이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체험해서 얻은 중요한 결론이 몇마디 속에 응축되어 있다고나 할까. 이 할머니는 수년동안 약을 먹고 치료하여 거의 완치된 상태에서 건강하게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분이다.

또 다른 할머니가 한 분 계시는데 이분은 'ㅂ'병원 바로 밑에 집이 있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로서 큰 병원을 바로 옆에 두고 멀리 이곳까지 다니면서 약을 먹은지가 벌써 수년째 되는 분이었다.
이 할머니는 처음에 우측 갑상선이 종양같이 부어 있었고 혈액에 갑상선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상태였으며 역시 안구돌출증이 있는 상태였다. 이 분은 처음에 수술을 원했으나 수술하지 않고 약으로 계속 치료를 해서 거의 다 나은 상태가 되었다.
목앞에서 만져지는 커다란 갑상선종도 완전히 없어졌고 또 튀어나온 안구도 다시 들어간 상태가 되었다. 경과가 아주 좋아진 할머니인지라 나도 늘 기억하며 병원에 오실 때마다 반갑게 맞고 있다.
이 두 할머니 환자는 늘 우리병원을 자랑하며 치료를 담당한 나에게 무척이나 고마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두 할머니 환자의 공통점은 두 분 모두 몸이 가볍고 야윈 편이며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몸이 뚱뚱한 사람의 눈에는 눈물이, 가벼운 사람의 눈에는 웃음이" 라는 진리가 바로 이러한 경우를 통해 나의 진찰실에서 보여지고 있다.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것이 성공적인 삶으로 이끌어 준다는 삶의 진리가 만성질병을 이겨 치료에 성공해 나아가는데도 역시 예외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부산 성소병원 원장으로 부산시의사회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한의사협회대의원회의장, YMCA그린닥터스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부산에서는 갑상선권위자, 갑상선명의로 알려져 있다. 저서로는 사과나무과수원과 아이들, 생활인의 수상, 생활인의 건강, 갑상선과 건강 등 4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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