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돌아가셨는데요..
작성자 : 최고관리자
조회수 : 22,418
 
할머니 돌아가셨는데요...


목 앞의 갑상선에 비교적 딱딱한 혹이 생긴 60대 후반의 할머니 한 분이 병원에 오셨다. 여느 때와 같이 흡인세포검사에서 악성 혹이 의심되었고 입원하여 갑상선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 갑상선조직검사 결과가 미분화암으로 판명이 되었다.
이는 갑상선암 중에서도 아주 드물고 또 일반적으로 흔한 갑상선암 보다는 예후가 좋지 않고 또 수술 후 치료방법도 잘 분화된 갑상선암과는 달라서 일반적인 암 치료인 항암요법을 해야한다.
그래서 수술부위에 방사선요법이나 항암요법 등의 치료를 하기위해 대학병원으로 할머니를 보냈고 또 그곳에서 할머니는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몇개월이 지난 후가 되었다.
아무런 소식이 없어 할머니의 경과를 알기 위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알아보게 하였다. 그런데 손자로 보이는 조그만 꼬마 녀석의 목소리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무 생각없이 지껄이는 손자의 "할머니 돌아가셨는데요"라는 대답에 우리는 깜짝 놀랐던 것이다.
왜 그렇게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을까.
수술을 받을 당시만 해도 아직 정정하시던 분이었고 대학병원으로 가신지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돌아가셨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갑상선에 생긴 미분화암이란 역시 무서운 암인 것을 이 할머니가 실감케 하고 있었다.


갑상선이란 우리 몸의 목 앞에 붙어 있는 호르몬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기관의 이름이다.
아직도 어떤 분들은 "갑상선"이란 병의 이름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도 가끔씩 있는데 "갑상선"이란 병의 이름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의 목 앞에 하나씩 다 붙어 있는 장기의 이름이다. 즉 갑상선이란 것은 호르몬을 생산하여 우리 몸의 모든 세포로 보내어 우리몸의 대사를 조절하여 몸에너지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호르몬 생산 공장이다.
우리 몸에서 호르몬을 생산하여 혈액속으로 분비하는 기관을 일반적으로 우리는 내분비기관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 즉 갑상선이란 기관에도 여러가지 병이 생길 수가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병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가 있는데
첫째는 기능에 이상이 있는 병들이고
둘째는 혹으로 생기는 병들로 나눌 수가 있겠다.

먼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서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기능저하증으로 구분되는데 이들은 대개 갑상선 전체가 커져서 비대증 상태로 갑상선이 만져진다.
갑상선이 부분적으로 불거져 혹으로 만져지는 병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흔히 결절 또는 종양질환이라고 한다.
종양질환에는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누어지는데 악성종양이 곧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경우 즉 종양질환에서는 대개 갑상선기능의 이상은 없다.

갑상선에 생긴 혹에서 악성종양을 갑상선암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갑상선에도 암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여자들에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갑상선암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갑상선암은 그 암의 성질이 비교적 양순하고 그 경과가 대개 양성질환과 비슷하게 지나기 때문에 크게 염려를 하지 않고 있다.
우리몸에 생기는 일반적인 암들은 일단 걸리게 되면 대개 5년 생존율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통계로 비교하지만 갑상선암의 경우는 20년 내지 30년의 생존율로 비교하게 된다.
이는 거의 본인의 정상적인 수명과 큰 차이가 없이 살아간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갑상선암도 역시 암은 암이기에 재발하거나 멀리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하게 된다. 그래서 갑상선암도 가급적이면 조기에 발견해거 조기에 수술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갑상선암도 광범위한 수술을 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생존 가능성이 아주 높은 병이다.
갑상선암도 수술 후 소수에서 국소재발이나 멀리 전이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기적인 검진을 하고 경과관찰을 해 가면 대개 잘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양순한 암 또는 운이 좋은 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갑상선암 환자 모두가 그렇게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고 갑상선암 중에서도 미분화암은 그 예후가 아주 나쁘기 때문에 위의 할머니의 경우와 같이 발병 후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나쁜 암은 그 빈도가 드물어 갑상선암 환자 일백명에 한명 될까 말까 하는 정도이고 또 대개 나이가 많은 할머니들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선 거의 없는 것이 다행이기도 하다.
젊은 년령 나이의 여성에서 흔히 발견되는 갑상선유두상암은 대개의 경우 암의 진행속도가 느리고 양호한 경과를 취하기 때문에 조기에 혹을 철저히 떼어내고 경과를 관찰해 나간다면 거의 재발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나이 많은 할머니의 경우 목에 생긴 단단한 혹은 조심해서 접근해야한다. 이렇게 나이에 따라 성질이 아주 고약한 암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