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진료와 관련해서 의료계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기류가 조성되어 불신을 당하는 것 같지만 이 같은 논란은 국내 암에 대한 역학적 조사 결과, 갑상선암 환자 발생이
몇 년 사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갑상선암 최다 발병 국가가 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갑상선암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 일각에서는 의사들의 과잉 진료로 인한 발견율의 증가이며 암 환자 자체의
증가는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높은 의료수준과 첨단 기기의 사용,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에 의한 많이 발견되는 점과 30년 전에 비해 환경오염과 방사능 노출,
스트레스 등이 크게 증가한 점 모두를 간과하면 안 되겠습니다.
특히 갑상선은 방사능과 관계가 깊어 갑상선암 발병률과 발견율 모두가 늘어난 산물로 보입니다.
또 모든 갑상선암이 그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은 착한 암, 진행이 느린 암이기 때문에 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의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얼마 전 저희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경우 좌엽에 7mm 크기의 암이 있는데, 좌측 경부 여러 곳에 임파선이 전이가 되어
임파선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30대의 남자 환자의 경우를 들자면 암덩어리가 기도를 막은데다 폐에 다발성 전이 형상이 나타나서 흉부외과 진료를
할 수 있는 대학병원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린 착한 암이라고 하지만 얼마든지 악화가 될 수 있고 작은 암이라고 해도 피막에 가까이 있으면
조기에 임파선 전이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 등으로 인해 갑상선암 발견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초음파 검사는 의료 선진화의 시대적 추세로
의료의 전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일부 사람들은 갑상선암 수술이 과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합니다. 그렇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수술 후 출혈, 신경 손상을 포함한 합병증 문제는 거의 없으며 갑상선 전체를 제거한 후에도 평생 호르몬 복용의
불편한 점 역시 거의 없습니다.
당뇨나 고혈압으로 병원에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갑상선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마땅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의료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였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로 갑상선 암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와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의료이며 착한 암이기 때문에 검사를 안 해도 된다는 논리는
옳지 않습니다.
갑상선암이 있는데도 검사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화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
박희두 부산성소병원 병원장
원본출처 :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2014.07.07 기사
